• 한국생산성본부 소개
  • 법정관리인·감사 양성교육 안내
  • 공지사항
  • 선임현황
  • 자료실

공지사항

  • 공지사항

공지사항

기업의 주치의 법정관리인의 세계

등록일 2006-07-18

조회 5,929

등록자명 KPC

법정관리기업을 생존의 기로에 처한 환자에 비유한다면, 이 환자기업의 관리책임을 맡은 법정관리인은 ‘주치의’, 정리법원은 병원의 원장에 비유할 수 있다. 법정관리인은 기업을 어려움에 빠뜨린 책임이 있는 종전 경영자들 대신, 국가를 대리한 정리법원이 경영을 맡긴 사람이다. 그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기업이 회생할 수도 있고 영영 침몰해버릴 수도 있다. 해당 기업 구성원의 뜻과 무관하게 타의에 의해 입성한 ‘관제 CEO’, 주요 경영 행위 하나하나 모두 법원 동의를 받아야 하는 ‘서러운 CEO’, 그러나 잘만 하면 빈사의 기업을 살린 구세주로 칭송 받을 가능성도 많은 ‘기회의 CEO’, 법정관리인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정리계획안이 통과된 기업은 주주총회나 이사회 등 정상적인 기관 조직이 작동되지 않는다. 대신 채권자와 주주 등으로 이루어진 관계인집회가 최고 의결기관이고, 법정관리인이 집행기관 기능을 수행한다.

정리회사의 실질적 경영 주체인 법정관리인의 근본적 존재의의가 회사의 갱생을 위한 모든 법률행위의 주체이므로, 단순히 재산만을 관리하는 것으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회사경영의 최고책임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회생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관리인은 인사·예산·대외관계 등 대부분의 경영 현안에 대해 판사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물론 법원 판사들도 경영에 대한 전문성 부족, 시간적 제약 등으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관리인의 의견을 존중해 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법원이 관리인을 효율적으로 감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관리인에게 사실상 기업의 모든 권한과 책임이 집중되게 마련이다.

경영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법정관리인에게는 양날의 칼이다. 판사의 동의를 얻기만 하면, 아무도 그를 통제할 수 없다. 무소불위의 경영전권이 주어진 셈이다.

반면 직원들의 급여나 퇴직금을 연체하거나 환경관련법 등 정리회사에도 적용되는 기업 관련 모든 법적 책임을 개인적으로 다 감당해내야 한다. 법적으로 ‘관리인=회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

이 같은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지닌 법정관리인은 엄격한 자격기준을 충족하는 자로 선임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객관적이고 공정 타당한 공개집단에 의해 관리인을 선임,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관리인도 전문가시대, 연봉 5000∼1억원 선

이와 관련, 근화제약 법정관리인을 지낸 이무룡 전 부회장은 “채권자단체가 자체 인사적체 해소 차원이나, 관계기관의 임의적 선택에 의해 법정관리인을 선임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스러운 것”이라며 “제도적 장치에 의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임방법을 통해, 능력 있고 책임감 있는 자를 선임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거 법정관리인은 대부분 채권은행의 유관업무를 맡던 부서장이 옮겨오거나, 퇴직판사들의 ‘거쳐가는 자리’로 치부돼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달라졌다. 법정관리인도 전문성이 강조되는 시대다. 특히 각광받는 것은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법정관리인 양성과정. 요즘은 이 과정 수료가 필수라고 한다.

이 중 매년 2차례씩 꾸준히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는 곳은 생산성본부가 유일하다.
생산성본부는 이제까지 총 872명의 수료생과, 130여 명의 관리인 및 감사를 배출했다. 수료생들의 동창모임인 생법회(生法會·회장 손창록 그랜드백화점 사장)까지 결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생법회 노주혁 사무총장(삼삼엔이시 대표)은 “해당 분야에서 경험과 지명도를 쌓은 사람들이 많이 선임되고 있다”며 “기수마다 수료생 명단을 각 지방법원에 보내면, 파산부에서 DB화해 보유하고 있다가 관리인이 필요해지면 이를 검색, 우수한 경력자를 불러 면접을 거쳐 선임한다”고 말했다.

법정관리인의 임기는 정리절차 개시시점부터 2년 간이다. 하지만 임기만료 후에도 웬만하면 연임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받는 보수는 연봉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이 외에 특별보수 2000만∼3000만원, 인센티브 등이 주어지며, 퇴직하면 퇴직금도 나온다.

특기할 것은 M&A 성공보수. 현실적으로 법정관리기업의 갱생방법은 M&A가 거의 유일하고, 법원 및 관리인들의 목표도 대부분 여기에 맞춰져 있다.

성사시 법원에서 특별보수를 주는데, 그 금액이 ‘엿장수 마음대로’다. 최대 3억원 한도 이내에서, 관리인의 공헌도를 판사가 주관적으로 판단해 지급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스톡옵션으로 받기도 한다고.

서울지방법원 파산부 홍성준 판사는 “정리계획인가 후 최초 관리인은 혼란한 회사를 다잡고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주로 조직장악력과 추진력, 과단성 및 구조조정 경험 등을 우선해 선임하고, 어느 정도 회사가 안정되면 경영정상화와 M&A를 목표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고 마케팅 및 재무적 능력이 우수한 사람을 관리인으로 많이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 선임기준에서 알 수 있듯이, 법정관리 초창기에는 관리인의 조직장악이 급선무다. 특히 관리인과 기존 경영진과의 알력이 심하다. 서로 약점을 잡아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 과정에서 투서 등의 수단과 직원 및 노동조합이 악용되는 일도 많다.

직원 및 노조는 기존 경영진에 이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리인은 아무래도 ‘점령군’ 혹은 ‘정리해고의 칼잡이’로 인식되기 쉽기 때문. 심지어 관리인이 선임되자마자, 전 직원들이 사표를 내는 일도 있다.

거꾸로, 관리인이 기존 경영주를 횡령죄나 기타 혐의로 우선 구속시켜, 자신의 업무를 방해하지 못하게 ‘사전조치’를 해 놓고, 업무를 시작하기도 한다고.

사실 관리인 입장에서는 초기 ‘군기 잡는’게 가장 중요하다. 과거 경영주에 의해 임명된 간부들은 대개 비호의적이고 비협조적인 데다, 임직원의 상당수를 잘라내야 하는 입장이다. 더욱이 부실기업일수록 직원들은 주인의식이 부족하고 ‘도덕적 해이’현상을 보이기 쉽다.

처음 회사정리가 결정되고 관리인으로 부임하는 경우, ‘전 임직원이 적’이라 생각하고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는 것.

지난 2003년 한국티타늄을 갱생시킨 주인공 이호동씨는 (주)효성, Rhodia 사장을 역임한 M&A 전문가로, 관리인으로 부임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한국티타늄 M&A를 성사시켰다.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신명전기 관리인으로 다시 선임됐다.

그러나 신명전기는 M&A나 회생의 가능성이 희박했다. 이해관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청산하는 게 현명하다고 판단한 이 관리인은 금년 초 파산선고를 신청했다.

이 관리인은 “기업회생이 최선이기는 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시간만 질질 끌며 내 봉급만 챙겨가려는 태도는 CEO로서 가장 무책임한 것”이라며 “조기에 종결짓고 끝내는 것이 채권자와 주주·직원들에게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리인의 사례는 법정관리인이 역시 쉽지 않은 자리라는 점을 확인시킨 셈이다.

그러나 법정관리인과 관련한 현재의 이런 제반 현상들은 앞으로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통합도산법이 발효되면서, 법정관리인 제도의 골격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

과거에는 기존 경영진의 부실책임을 물어 원칙적으로 경영권을 배제했지만, 개정법에서는 반대로 기존 경영진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180도 변했다. 종전의 법정관리(대기업대상) 및 화의제도(중소기업대상)를 통합, 기존 경영주에게 경영권을 계속 부여했던 화의제도 방식을 채택한 것.

- 이코노믹리뷰 2006. 5. 21

목록